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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이탈리아 여행 ⑫ ‘살레르노’에서 길을 잃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에 맞닥뜨릴 때가 있다. 보통은 임기응변으로 적절히 대응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무척 당황해 갈팡질팡할 때도 있다. 살레르노는 내게 있어 후자에 가까웠던 도시다. 살레르노로 향하게 된 건 순전히 나폴리로 가기 위한 경유 목적이었다. 아말피에서 나폴리로 가는 방법은 소렌토로 되돌아가는 방법과 살레르노를 거쳐 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소렌토로 돌아가는 방법은 SITA 버스를 타고 거쳐왔던 도시들을 다시 되짚어 가는 것이라 시간도 많이 걸릴 뿐더러 좌석 구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 살레르노로 가는 길은 시간도 40여분 정도 단축할 수 있고, SITA 버스 말고도 나폴리행 기차편도 있어 잘 하면 남는 시간동안 잠시 시내를 둘러볼 수도 있다. 이것만으로도 살레르노로 향할 .. 더보기
이탈리아 여행 ⑩ 잃어버린 도시 ‘폼페이’에서의 하루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하루 아침에 역사 속에서 사라져버린 폼페이와 관련된 각종 자료집을 읽고 있을 때였다. 나폴리 숙소에서 만난 여행자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은 굳이 돌무더기만 가득한 폼페이에는 갈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괜히 시간 버리고 맘 상하느니,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가서 ‘진짜 볼거리’를 보겠다고 으스댄다. 사실 폼페이에서 발굴된 주요 유물은 그의 말처럼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고스란히 모셔져 있다. 예술적 가치가 충분한 모자이크와 프레스코화는 물론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생활용품과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유물을 망라한다. 바꿔 말하면 폼페이 유적지에서는 이러한 고고학적 유물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계획은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 아.. 더보기
이탈리아 여행 ⑨ 화려했던 역사가 그리운 남부 최대 항구도시 ‘나폴리’ 그리스인들이 개척하고, 로마인들이 향유했던 아름다운 휴양지 ‘나폴리’. ‘나폴리를 보고 죽자’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이탈리아인들이 사랑하는 도시이건만, 내 기억 속 나폴리는 세계 3대 미항의 아름다운 풍경보다는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내가 나폴리에 머문 기간은 사흘. 하지만 하루는 폼페이에, 하루는 쏘렌토-포시타노-아말피-살레르노에, 마지막 하루는 카프리를 다녀오느라 사실상 나폴리를 둘러본 건 반나절 정도에 불과하다. 기막힌 나폴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보메로 언덕도,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중 하나이자 폼페이 유적 대부분을 접할 수 있는 국립 고고학 박물관도, 고딕, 르네상스, 바로코 양식의 각종 성당들을 둘러볼 기회도 없었다. 매일 남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잠깐씩 시내를 둘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