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물관

이탈리아 여행 ⑤ 시간이 멈춰버린 도시 '피렌체'의 나침반 르네상스의 발상지이자, 위대한 예술가들의 고향 피렌체. 도시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라 불리는 이 곳에 도착한 시각은 여행을 시작한 지 4일째 되던 날 오전 10시경이었다. 이탈리아를 다녀온 이들이 하나같이 반드시 여행 일정에 넣어야 한다며 간섭할 때만 하더라도 스페인 똘레도처럼 그저 ‘역사적 가치’ 때문이라고 단정했었다. 하지만 기차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첫 여정을 시작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지금껏 봐왔던 성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울퉁불퉁한 외관을 대패로 깎아놓은 듯 평면적인 느낌의 이 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도미니코회의 성당이라는 부가 설명과는 달리, 성당 정면에 장식된 흰색과 녹색 대리석 때문인지 르네상스의 기운이 더 짙게 느껴진다. 그러나 안으.. 더보기
이탈리아 여행 ④ 바티칸에서 들려오는 미켈란젤로의 메아리 로마에 하루밖에 머물 수 없다면 어디를 가야하는가? 통일된 답변을 찾기란 불가능하지만, 아마도 가장 많은 추천지는 바티칸 시국(바티칸 박물관, 산 삐에뜨로 성당 및 광장)이 아닐까 싶다. 종교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는 차치하더라도, 로마에서 가장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 바로 이 곳이기 때문이다. 내가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결정체인 바티칸 시국을 찾은 건 로마에 도착한 지 두 번째 날이 되어서다. 워낙 긴 대기줄로 악명 높은 곳이라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부산을 떨며, 서둘러 떼르미니역에서 64번 버스에 올랐다.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버스는 거의 만원이다. 행여나 지나칠세라 두리번거렸건만 결국 버스 종점까지 가고야 말았다. 버스 종점에서 바티칸 박물관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도 .. 더보기
이탈리아 여행 ③ 슬프도록 아름다운 로마의 르네상스와 바로크 로마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장소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판테온, 카피톨리노 박물관보다는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바티칸 박물관, 산 삐에뜨로 성당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과 같은 영화 때문일 수도 있고, 천양지차의 보존 상태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점은 많은 여행객들이 로마에 다시 오고 싶어하는 이유가 지중해를 제패했던 고대 로마의 흔적보다는 화려하기 그지없는 로마의 르네상스 및 바로크 예술(회화, 조각, 건축 등)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르네상스의 발원지는 로마가 아닌 피렌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는 피렌체보다 더 르네상스적이다. 피렌체의 후원자가 메디치 가문인 반면, 로마의 후원자는 바로 교황이었기 때문이다. 로마를 가톨릭의 본거지로 재건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