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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여행

이탈리아 여행 ⑬ 잊을 수 없는 섬과 바다의 기억 ‘카프리’ 물감을 풀어놓은 듯 은은한 파란 빛 바다 위에 다듬다 만 조각상처럼 솟아 있는 카프리 섬은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방치된 듯 질서 정연하고, 꾸민 듯 수수한 풍경들은 차라리 신비스럽다. 로마 제국의 티베리우스 황제가 왜 로마를 떠나 이 곳에 은둔했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카프리는 이미 2,000여년 전부터 ‘지독히 매력적인’ 섬이었던 것이다. 카프리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서두르게 된다. 대충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폴리 중앙역에서 산타루치아 항구행 버스에 오른다. 출근하는 이들로 가득한 만원 버스는 이리 저리 골목을 누비다가 20여분이 지나서야 산타루치아 항구 옆 카스텔 델로보(일명 달걀성) 앞에 내려준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항구는 한산하다. 시.. 더보기
이탈리아 여행 ⑨ 화려했던 역사가 그리운 남부 최대 항구도시 ‘나폴리’ 그리스인들이 개척하고, 로마인들이 향유했던 아름다운 휴양지 ‘나폴리’. ‘나폴리를 보고 죽자’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이탈리아인들이 사랑하는 도시이건만, 내 기억 속 나폴리는 세계 3대 미항의 아름다운 풍경보다는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내가 나폴리에 머문 기간은 사흘. 하지만 하루는 폼페이에, 하루는 쏘렌토-포시타노-아말피-살레르노에, 마지막 하루는 카프리를 다녀오느라 사실상 나폴리를 둘러본 건 반나절 정도에 불과하다. 기막힌 나폴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보메로 언덕도,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중 하나이자 폼페이 유적 대부분을 접할 수 있는 국립 고고학 박물관도, 고딕, 르네상스, 바로코 양식의 각종 성당들을 둘러볼 기회도 없었다. 매일 남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잠깐씩 시내를 둘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