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탈리아(Italy)

이탈리아 여행 ③ 슬프도록 아름다운 로마의 르네상스와 바로크


마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장소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판테온, 카피톨리노 박물관보다는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바티칸 박물관, 산 삐에뜨로 성당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마의 휴일>과 같은 영화 때문일 수도 있고, 천양지차의 보존 상태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점은 많은 여행객들이 로마에 다시 오고 싶어하는 이유가 지중해를 제패했던 고대 로마의 흔적보다는 화려하기 그지없는 로마의 르네상스 및 바로크 예술(회화, 조각, 건축 등)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르네상스의 발원지는 로마가 아닌 피렌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는 피렌체보다 더 르네상스적이다. 피렌체의 후원자가 메디치 가문인 반면, 로마의 후원자는 바로 교황이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마를 가톨릭의 본거지로 재건하고자 했던 로마 교황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라 불리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를 로마로 불러들였고, 이들은 기꺼이 로마를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이들의 뒤를 이어 바로크 시대의 양대 산맥인 베르니니와 보로미니는 로마에 또 다른 색깔인 '바로크'로 입혔다.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며 회화와 조각에서 눈부신 발전을 일궈낸 로마는(물론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은 건축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바로크 시대를 거치며 수많은 건축(성당)과 분수로 덧칠해지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됐다. 때문에 로마는 어느 곳을 둘러봐도 손쉽게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걸작들과 마주할 수 있다.

로마에 있는 대부분의 성당과 분수는 모두 르네상스 및 바로크 예술의 산 증인이다. 정적이고 평면적이던 로마 성당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동적이고 입체적으로 변했으며, 단순한 실내 장식도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화려한 프레스코화로 장식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용적인 측면만이 강조되던 분수도 예술작품으로 거듭났고, 대규모 군중이 운집하던 광장도 조화로운 건물간 배치를 통해 미적 공간으로 승격됐다. 그리고 정말 다행인 것은 이와 같은 시대 유물(혹은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마의 르네상스 및 바로크 시대의 정점은 바티칸이다. 바티칸 박물관에 배치된 작품(특히 시스티나 예배당)과 싼 삐에뜨로 성당/광장은 그 자체로 역사이자, 예술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 로마 지도 곳곳에 표시된 성당과 분수를 찾아보자. 물론 로마에 있는 모든 성당과 분수를 들러보려면 일주일도 모자라겠지만, 정수만을 골라본다면 하루로도 가능하다.

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레푸블리카 광장이다. 이 광장은 대부분의 로마 시내 광장들이 그러하듯 성당과 분수를 끼고 있다. 4명의 매혹적인 님프들이 인상적인 나이아디 분수도 시선을 끌지만, 역시 이 광장의 중심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이다.

1563년 미켈란젤로가 욕장의 유적을 이용해 로마식 건축 양식을 따라 설계한 이 성당은 비록 감각적 아름다움은 상대적으로 덜할지언정, 르네상스 예술의 핵심인 '조화'에서는 어느 건축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빼어나다.

이 곳에서 북쪽으로 3분 정도 걷다보면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을 찾을 수 있다. 이 성당은 외관만 봐서는 굳이 갈 필요조차 못느끼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들른 이유는 바로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의 거장인 베르니니의 <아빌리아의 성녀 테레사>를 만나기 위해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르니니의 <아빌리아의 성녀 테레사>는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그의 기질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특히 성녀 테레사의 몸짓이 유독 관능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다만 머리 위 금빛 광선은 조금 부담스럽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성당 앞에 길게 뻗은 퀴리날레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베르니니의 산탄드레아 성당과 보로미니의 산 카를로 알레 콰트로 폰타네 성당을 만날 수 있다. 퀴리날레 거리 중간쯤 위치한 산탄드레아 성당은 바로크 특유의 쿠폴라와 로마 시대의 신전을 닮은 정면이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산 카를로 성당에 비하면 지극히 평범한 편이다.

산 카를로 성당은 마치 대리석을 휘어놓은 듯 물결치는 정면과 작지만 화려한 실내(특히 동그라미와 십자가로 구성된 천장)가 바로크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성당 근처 건물 귀퉁이에 새겨진 콰트로 분수는 강렬하면서 낭만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붙잡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바르베리니 광장이 있다. 건축에서는 보로미니만큼의 명성을 얻지 못한 베르니니지만, 조각(및 분수)에서는 거의 독보적이다.

바르베르니 광장은 바로 베르니니가 만든 트리토네 분수를 위한 광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신반어의 바다의 신 트리토네가 근육에 탄력을 잃은 채 뿔고동을 불고 있고, 그 뿔고동에서 온천물이 뿜어져 나오는 이 분수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잠시 이 곳에서 숨을 돌린 후 독특한 가로수로 치장된 베네토 거리를 향했다.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이 밀집된 이 거리에는 죽은 수도사들의 뼈와 두개골로 장식된 이마콜라타 콘체치오네 성당이 있다.

광장에서 멀지 않아 쉽게 찾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찾았을 당시에는 공사중이라 입장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다시 바르베리니 광장으로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서북쪽으로 난 도로 끝자락에 우뚝 솟은 오벨리스크를 발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기심이 발동해 무작정 오벨리스크를 향해 걷다보니 눈앞에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스페인 광장에 도착한 것이다. 스페인 광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역시 <로마의 휴일>이다.

머리를 짧게 깎고 남은 돈으로 이 곳에서 젤라띠를 먹으며 계단 난간에 앉아 있던 오드리 햅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때문인지 계단은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덕분에 이 계단의 예술적인 가치(바로크 양식)는 고사하고, 137개의 계단이 확실한지 세어볼 여유조차 없었다. 차라리 계단 정상에 위치한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을 들를까 했는데, 하필 내가 찾았을 때에는 거대한 천막을 씌워놓은 채 공사가 한창이었다.

어쩔 수 없이 광장 아래로 내려와 배 모양의 17C 대리석 분수인 바르카시아 옆에 섰다. 바르카시아는 여행자들에게 쉴 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현지인들에게는 만남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당시에도 넓은 스페인 광장을 놔두고 굳이 북적거리는 이 근처에 유난히 사람들이 많았다. 북적이는 인파에 밀리다보니 어느새 코로소 거리에 서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곳에서 포폴로 광장을 향해 걷다 제법 눈에 띄는 건물을 발견했는데, 이 곳이 바로 암브로지오 E 까를로 성당이다.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들어섰지만 다채로운 대리석과 장식용 열주, 돔, 그리고 무엇보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구도에 이르기까지 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쾌감을 느끼게 했다. 그 중 마치 장식용으로 걸어놓은 듯한 파이프 오르간이 유난히 시선이 끌었다.

성당을 나와 포폴로 광장이 눈 앞에 막 펼쳐지려는데 많은 인파가 길 한 복판을 막아서고 있다. 무엇인가 싶어 바라보니 막 결혼식이 끝난 모양이다. 신랑과 신부를 둘러싼 하객들이 저마다 쌀을 뿌리며 이들을 축하해주고 있었는데, 어찌나 신부가 예쁘던지 잠시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결혼식이 열렸던 산타 마리아 인 몬테산토 성당은 코르소 거리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인상적인 돔과 돌출된 반개방 입구가 매력적인 이 성당은 확 트인 포폴로 광장에서 단연 눈에 띈다. 그러나 포폴로 광장의 중심은 뭐니뭐니 해도 광장 북쪽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마에는 성당을 보는 것이 곧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성당들이 빼곡하다. 그 중에서 정말 가야할 성당을 꼽으라면, 산 삐에뜨로 성당과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을 꼽고 싶다.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은 로마에서 예술 작품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성당 중 하나다.

라파엘로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키지 예배당이나 르네상스 시대 초창기를 주름잡던 대표적인 화가인 핀투리키오의 프레스코화도 가슴 뛰게 만들지만, 가장 설레게 만든 건 카라바조의 <성 베드로의 십자가에 달림>과 <성 바울의 개종>이었다.

제단 뒤쪽의 체라시 예배당에 있는 <성 베드로의 십자가에 달림>은 그야말로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카라바조의 작품 대부분이 그렇듯 어둡고 퇴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묘하게 성스럽고 경건한 느낌의 이 작품은 한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옆에 걸려 있는 카라바조의 <성 바울의 개종> 역시 보는 이를 황홀하게 만든다. <성 베드로의 십자가에 달림>보다 인물의 표정이 조금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여백 없이 캔버스를 가득 채운 독특한 구도가 작품이 전달하는 답답한 분위기와 교묘하게 맞아떨어진다.

한참을 넋잃고 바라보다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향한 곳은 이번 여행 중 정말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던 트레비 분수다.

생각 같아서는 커다란 광장을 떠올렸지만, 막상 가보니 좁다란 골목 사잇길을 따라가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도 확실히 생각나는 건 한순간에 시야가 확 트였다는 사실. 하얀색 대리석의 생생함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야경을 보러 다시 올 생각에 천천히 베네치아 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베네치아 광장 남쪽에 있는 캄피돌리오 광장은 아마도 로마에 있는 광장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일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이 광장에 올라서면 독특한 바닥 패턴이 눈에 띈다. 기마상을 중심으로 타원형 격자가 마치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데, 이것은 시선을 자연스럽게 바티칸으로 향하게 하기 위한 미켈란젤로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이 곳에서 보이는 산 삐에뜨로 성당의 쿠폴라는 유난히 아름답다.

한참을 걸은 탓에 몸은 피곤했지만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해 발걸음을 재촉해야만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캄피돌리오 광장의 산타 마리아 인 아라코엘리 성당도 들어가 볼 예정이었지만, 욕심을 접고 서쪽에 위치한 일 제수 성당으로 방향을 잡았다.

바로크 시대에 지어진 수많은 성당들의 모델이 됐다는 일 제수 성당은 자질구레한 기둥 없이 확 트인 통자형 구조와 화려한 천장 프레스코화가 시선을 붙잡았다. 특히 천장화는 너무나도 입체적이어서 마치 그림을 오려 붙인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제법 빗줄기가 약해져 인근에 있는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으로 재빨리 자리를 옮겼다. 여러 성당을 다녔지만, 이 성당만큼 조각상이 즐비한 성당이 있었던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치 미술관을 들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감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조금은 과장된 듯한 파란색 천장은 처음엔 굉장히 낯설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어서 한참을 멍하니 멈춰서게 만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 제단 오른쪽의 카라파 예배당에 있는 필리포 리피의 <수태고지>, 성 카테리나의 묘, 프라 안젤리코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그리스도>는 이 성당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그 중 성가대석 계단 옆에 있는 <그리스도> 석상이 단연 눈에 띈다. 미켈란젤로가 만들기 시작해 삐에뜨로 우르바노가 완성한 이 석상은 원래 청동으로 만든 누드 석상이었지만, 불경스럽다는 이유로 나중에 옷이 입혀졌다고 한다.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을 나와 나보나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북쪽으로 우회해 하나의 성당을 더 찾았다. 나보나 광장 북동쪽에 위치한 산 뤼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은 프랑스 국립 성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실내 장식이 인상적이다.

금빛 장식들과 거대한 코린트 양식 원주가 사방에 흩어져 있어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눈이 부시다. 그러나 이 성당의 가장 큰 매력은 건축보다는 카라바조의 종교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성당에는 <성 마태오의 부름>, <성 마태오의 순교>, <성 마태오의 감화> 3점이 전시돼 있다. 이 중 가장 빼어난 작품은 <성 마태오의 부름>으로, 인물 한 명 한 명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들과 행동들이 압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써머타임이 한창이라 아직 해가 지려면 한참 더 있어야하지만, 일부 성당은 입장 시간이 제한돼 있기에 부지런을 떨며 나보나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을 둘러보기 전에 나보나 광장 서쪽에 위치한 산타그네세 인 아고네 성당부터 찾았다.

보로미니가 설계한 이 성당은 미사를 위한 장소라기보다는 하나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내가 찾았던 당시는 공사중이어서 그 아름답다는 정면은 직접 볼 수 없었지만, 다행히 싼 삐에뜨로 성당 이후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돔은 가려지지 않았었다.

아직 계획상에는 몇 개의 성당이 더 남았지만 나머지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나보나 광장에 자리를 잡았다. 로마 최초의 경기장(1세기에 건설)이 있던 자리 위에 만들어진 이 광장은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해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타원형의 길쭉한 모양과 바로크 양식의 멋진 성당과 분수, 그리고 어느 지역보다 많은 화가들과 카페가 어우러져 이 곳에 들어서는 순간, 한없는 자유가 느껴진다.

쉬는 김에 나보나 광장에서 가장 유명한 젤라테리아 '트레 스칼리니'에서 타르투포를 가득 담아 천천히 광장을 둘러봤다. 광장 남쪽의 모로 분수, 중앙에 위치한 피우미 분수, 북쪽에 위치한 네뚜노 분수는 바로크 시대에 만들어진 건축들이 얼마나 뛰어난지 새삼 일깨우는 경험이었다.

나보나 광장에서 쉬었다지만 여전히 피곤하다. 그래도 마지막 일정은 트레비 분수로 마무리 짓고 싶어 베네치아 광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8시쯤 됐을까? 그러나 로마는 여전히 낮처럼 환하다. 베네치아 광장 벤치에 앉아 석양에 비친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을 바라보며 환희에 젖어 본다. 체력 낭비가 심해 근처 포로 로마노를 걸을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서서히 로마가 어둠에 잠길 때쯤 망설임 없이 트레비 분수를 향했다.

트레비 분수 야경은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 낮에 그토록 거칠고 역동적이던 조각상이 밤이 되니 한없이 화사하고 유약해 보인다. 분명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조각을 바라보고 있지만, 밤과 낮의 느낌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마 야경도 훌륭하지만, 트레비 분수가 빠진 야경은 '앙꼬없는 찐빵'이다. 그 때문인지 트레비 분수는 야경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다.

감미로운 와인빛 조명에 빛나는 트레비 분수를 홀린 듯 바라보다, 한참 후에야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버스에 올랐지만, 그 감동은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도 계속됐다. <혁>